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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화
말끔했던 이전과 달리 요시다의 상태는 엉망이었다.
다만, 이런저런 전투의 흔적이 가득한 옷차림과는 별개로 이렇다 할 상처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역시 카즈키로군. 정면 대결로는 아직 무리인가?” 자신의 보스에게 부여받은 새로운 힘이 부족한 것은 전혀 아니었다만, S랭크와 SA랭크 간의 차이는 역시 쉽게 메꾸어지지 않았다.
“살아남은 녀석들은….” 카즈키와의 전투 이후 살아남은 요시다의 부하는 그 수가 그리 많지 않았다.
눈에 불을 켜고 요시다를 죽이려 드는 카즈키를 막기 위해 적지 않은 수가 희생당한 탓이다.
몇밖에 남지 않은 제 부하들을 바라보며 요시다가 짧게 혀를 찼다.
저를 위해 희생한 부하들에 대한 고마움 따위는 눈 씻고도 찾아볼 수 없었다.
요시다에게 있어서 그 밑의 부하들은 언제나 충원 가능한 장기말에 불과했으니까.
“쓸 만한 녀석들을 새로 보충해야겠군.” 보스에게 부여받은 은총만 있다면 쓸 만한 부하를 늘리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문제가 있다면 만에 하나 이번 일을 실패해서 보스에게 실망을 안겨드리는 일.
다른 일은 몰라도 그것 하나만은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장웨이와 합류해야 했다.
“아래쪽도 제법 시끄러운 모양인데… 먼저 도착한 놈들이 있는 건가?” 카즈키 휘하의 헌터 중 중국 헌터들의 방비를 뚫고서 장웨이와 맞닥뜨릴 수 있는 이가 과연 누가 있을까?
요시다는 한차례 기억을 더듬었다.
당장 생각나는 건 두 명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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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에서 로투스바카라 필요한 정보는 모두 전해줬을 텐데… 그럼에도 뚫렸다는 건 그만큼 카즈키 쪽이 유능하다는 건가, 아니면 장웨이 쪽이 무능하다는 건가.” 짧게 혀를 찬 요시다가 금이 간 안경을 한차례 고쳐 썼다.
애초에 장웨이와의 협력은 카즈키를 제거하는 것까지다.
그 이후에는 결국 쓰러트려야 할 적. 로투스홀짝
자신과 보스의 목표를 위해서 잠시간 협력하는 사이였기에 무능하다면 무능한 대로 나쁘지 않았다.
무능하면 무능할수록 나중에 쓰러트리기에 더 쉬울 테니까.
“그렇다 해도 설마 카즈키도 오픈홀덤 아닌 그 부하들한테 장웨이가 쉽게 당하지는 않겠지.” 세간의 평가는 카즈키나 카즈마에 비해 떨어진다 해도 결국 SA랭크의 헌터.
S랭크 헌터 몇쯤은 손쉽게 쓰러트릴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어서 빨리 장웨이와 합류해 카즈키부터 쓰러트려야겠군. 설마 카즈키가 그러지는 않겠지만, 도망이라도 간다면 계획이 어그러질 테니까.” 나지막이 중얼거린 요시다가 막 살아남은 부하들을 추슬러 이동하려는 순간이었다.
지하로 통하는 계단 너머에서 세이프게임 한 쌍의 남녀가 이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누구지? 장웨이 쪽에 저런 이들이 있었나?’ 두 남녀의 모습은 척 보기에도 범상치 않았다.
여자 쪽의 미모가 유달리 아름답기는 했지만, 요시다는 특히나 남자 쪽에 집중했다.
얼핏 보기에는 날카로운 인상 말고는 별다른 특이한 점을 찾기 힘들었지만, 요시다는 달랐다.
‘위험하다…! 카즈키나 세이프파워볼 장웨이 따위가 문제가 아니다…!’ 자세히 보니 남자 쪽만 문제가 아니었다.
아름다운 외모 속에 감춰지기는 했지만, 여자 쪽 역시도 남자 못지않은 위협이 느껴졌다.
아니, 어느 의미에서는 남자 쪽보다 여자 쪽이 훨씬 위험해 보였다.
느릿느릿 여유롭게 걸어오는 두 사람의 모습에 요시다가 급히 행동을 개시했다.
아직 저쪽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부하들을 시켜 두 사람을 공격하게 했다.
한눈에 두 사람의 위험성을 깨달은 요시다와 달리 두 사람에게서 별다른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음에도, 요시다의 부하들은 그의 명령을 충실히 따랐다.
갑작스레 자신들을 향해 덤벼드는 이들의 모습에 여자 쪽이 눈을 반짝였다.
“호오…? 신기한 것들이구나. 이것저것 섞여 있어.” 흥미롭다는 듯 눈을 반짝인 여인이 저를 향해 덤벼드는 이들 중 하나의 목을 낚아챘다.
“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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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이리 봐서는 잘 모르겠다만, 그대는 알겠는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이쪽은 깨닫지 못하겠는데.” “음. 확실히 인간형의 모습으로는 감지하기 힘들겠구나. 본녀도 자세히 보지 않았다면 깨닫지 못했을 테니.” 담담히 고개를 주억인 여인이 붙잡고 있던 상대를 바닥에 처박았다.
덩달아 그녀를 향해 달려들던 또 다른 상대가 함께 바닥에 처박혔다.
“이놈들 몬스터다.” “…흠?”
덤덤히 내뱉는 여인의 목소리에 곁에 있던 사내가 미간을 좁혔다.
그가 바닥에 처박힌 놈의 모습을 가까이서 살폈다.
“몬스터라고? 우리와 같나?” “흐응. 정확히는 인간과 몬스터를 적당히 섞었구나. 반반은 아니고, 비율로만 따지면 8대2. 많게는 7대3까지 섞인 거 같다.” “…놀랍군. 어떻게 알았지?” “기분 나쁜 잡내가 이렇게나 많이 나는데 깨닫지 못할 수가 없다.” 짐짓 여유롭게 내뱉은 여인이 재차 덤벼오는 놈 하나를 또 한번 바닥에 처박았다.
앞서 덤벼오던 놈들과 달리 이번에 덤벼온 놈은 좀 더 확실하게 그녀가 말한 특징이 눈에 보였다.
“다리가 아예 인간의 것이 아니군.” 두꺼운 털로 뒤덮인 다리는 누가 봐도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얼핏 봐서는 늑대인간이라고도 불리는 웨어울프나 라이칸스로프 같은 상급 몬스터의 신체로 보였다.
“…놀랍군. 단순 스킬은 아닌 모양인데. 이걸 이런 식으로 이식할 수도 있는 건가?” “흐음. 놀라운 건 둘째치고, 본녀는 조금 불쾌하구나. 역겨운 냄새가 자꾸만 코를 찔러.” 여러모로 관심을 표하는 사내와 달리, 여인은 불쾌함에 미간을 찌푸렸다.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불쾌한지 저를 향해 달려드는 이들을 향한 여인의 손속이 자꾸만 거칠어져 갔다.
평소에는 그저 가볍게 제압하는 정도로만 그쳤는데, 이번에는 아예 곤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벌써 몇이나 그녀의 손에 처박혀 핏덩이로 변했다.
“흠─. 조금 자세히 알고 싶은데….” “그렇다면 저쪽을 확인하는 게 어떤가? 척 봐도 우두머리로 보이는구나. 악취도 저것이 가장 심하다.” 슬쩍 손으로 코를 막은 여인이 남은 한쪽 손으로 요시다를 가리켰다. 덩달아 남자의 시선 역시 요시다를 향했다.
요시다의 얼굴 위로 금세 당혹스러움이 퍼진다.
“랭크로만 봐서는 S… 아니, 이제 보니 조금 다르군. SA에 가까운데?” “여기 쓰러진 잡것들처럼 이것저것 막 갖다 붙인 모양이로구나. 본녀는 악취 때문에 상대하고 싶지 않다. 그대가 맡거라.” 그리 말하며 얼굴을 찡그린 여인이 한걸음 물러섰다.
그에 맞춰 바닥에 쓰러져 있던 이들을 살피던 사내가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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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강해 보이는데, 나서지 않아도 괜찮나?” “앞서 말했다시피 악취가 너무 심하구나. 음식으로 따지면 저건 썩은 것이나 다름없다. 본녀에게 썩은 음식을 먹이려는 건 아니겠지?” 슬쩍 저를 바라보는 여인의 시선에 사내가 쓰게 웃었다.
“그럼 나는 썩은 걸 먹어도 된다는 소린가?” “그대는 가리는 것 없이 아무거나 잘 먹지 않는가? 왜 요전에는 언데드라는 살아 있는 시체도 먹었다면서….” “…….”
사내는 더 이상 아무런 말 없이 걸음을 옮겼다.
그때까지 사내와 여인을 예의주시하며 도망칠 기회만 살피던 요시다가 꿀꺽 침을 삼켰다.
아무렇게나 대화하는 것 같지만, 사내나 여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요시다를 주시하고 있었다.
저를 보는 시선이 어찌나 노골적인지, 기회를 살피던 요시다는 결국 도망칠 생각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이곳에서 자신의 앞을 막을 수 있는 건 카즈키나 장웨이뿐이고, 그 두 사람마저도 전력을 다한 자신의 상대는 못 된다고 생각하던 요시다였지만, 눈앞의 여인과 사내는 달랐다.
‘3할이나 될까?’ 보스로부터 받은 은총의 힘을 다 사용한다 하더라도 승률이 3할을 넘지 못했다.
그마저도 겉으로 드러난 기세나 분위기만으로 판단한 것이지, 사내나 여인 쪽이 만약 전력을 드러낸다면….
재차 저도 모르게 꿀꺽 침을 삼킨 요시다가 짐짓 침착한 체하며 쓰고 있던 안경을 고쳐 썼다.
어느새 마지막 남은 부하마저 사내의 손에 허망하게 쓰러졌지만, 요시다는 더는 당황하지 않았다.
이런 위기는 지금껏 숱하게 많았다.
요시다는 그간 여러 위기를 넘어왔고, 그건 이번 역시도 다르지 않았다.
보스의 은총으로 새로운 힘을 부여받은 요시다는 분명 SA랭크에 가까웠고, 그 카즈키하고도 일전을 벌일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눈앞의 남녀가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요시다가 작정한다면 제 한 몸 정도는 지킬 자신이 있었다.
아무렴 눈앞의 남녀가 SS랭크일 리는 없을 것 아닌가?

‘두 명은 장웨이가 있을 아래층에서 올라왔다. 상황을 봐서는 장웨이는 이미 제거당했거나, 제압당했을 터….’ 장웨이의 뒤에 있는 왕퐝의 존재를 생각한다면 제거보다는 제압당했을 확률이 크다.
두 남녀의 목적이 뭔지는 모르겠다만, 당장 이쪽을 적대하고 있었다.
요시다는 조용히 머리를 굴렸다.
‘어쩌면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도 있겠지.’ 다른 건 몰라도 눈앞의 사내는 보스에게 받은 이 은총에 대해 상당히 흥미를 보이는 상태였다.
이를 잘 이용한다면 판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굴릴 수 있을지도 몰랐다.
‘장웨이 대신에 이들을 이용해 카즈키를 제거… 아니, 제압할 수도 있겠군… 마침 카즈키 같은 고랭크 헌터 실험 재료가 필요했는데, 잘됐어.’ 짧은 시간 계산을 끝낸 요시다가 짐짓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한 발짝 걸음을 내디뎠다.
저를 향해 느긋이 다가오는 사내를 피하기보다는 오히려 직접 부딪힐 생각이었다.
“안녕하신가요? 이런 걸물들을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저는 굉장히 운이 좋군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요시다….” “─과연. 스노우의 말뜻을 알겠군. 확실히 악취가 나. 다른 놈들은 미미해서 모르겠다만, 너는 정도가 심하군.” 성큼- 어느새 요시다의 코앞까지 다가온 사내가 무심히 말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말 그대로의 의미다. 네 몸뚱이에서 나는 악취가 워낙 심해서 말이다. 의식하고 있으니 혀가 얼얼할 정도야.” 슬며시 미간을 찌푸린 사내가 곧장 손을 움직였다.
요시다가 뭐라 대응하기도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
곧장 제 목을 노리고 뻗어져 오는 손아귀에 요시다가 급히 몸을 피했다.
“…무례하시군요.” “그닥 대화하기 좋은 놈으로 보이지 않아서 말이지. 일단 적당히 제압한 다음에 천천히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다.” 그리 말한 사내가 기다리지 않고 재차 몸을 움직였다.
조금 전의 공격이 마치 간단한 인사 정도였다는 듯 매섭게 손을 뻗어온다.
별다른 무기도 없는 맨손이었음에도, 상대하기 버겁다.
“큭…!”

인상을 찌푸린 요시다가 훌쩍 물러선 채 잠시 고민했다.
‘오늘 하루 벌써 두 번째인가… 제법 몸에 무리가 갈 테지만….’ 지금으로서는 딱히 방도가 없었다.
보스에게 받은 새로운 힘을 다시 한번 사용할 때다.
한번 결정한 요시다는 거침이 없었다.
푸드득─
그의 신체가 크게 변하기 시작했다.
드러난 피부 위로 마치 파충류의 그것처럼 비늘이 생겨났고, 팔과 다리도 인간의 것이 아닌 무언가로 점점 변해갔다.
안경 너머의 눈동자 역시 더 이상 사람의 것이라고 할 수 없는 파충류 특유의 찢어진 동공이 되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사람과 몬스터, 그 중간쯤의 모습으로 변해버린 요시다의 모습에 사내가 한차례 눈을 반짝였다.
“용인형 몬스터와 비슷하군. 드레이크 종류의 몬스터를 섞은 건가?” “크르르─.” 조용히 입을 연 요시다의 입에서 낮은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아예 이지를 잃은 것은 아니지만, 이성보다는 본능에 더 충실한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얼핏 봐서는 SA랭크 중간쯤 되는 건가? S랭크를 단번에 SA랭크 급으로 성장시킨다라….” -냄새가 역한 걸 떠나서 대단하긴 하군.
덤덤히 중얼거린 사내가 곧 저를 향해 몸을 날리는 요시다를 피해 거리를 벌렸다.
바로 조금 전 거칠 게 요시다를 밀어붙이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마치 입장이 뒤바뀐 것처럼 요시다는 거칠게 사내를 몰아붙였다.
날카로운 용의 발톱이 거칠게 사내를 난도질했다.
“크아아아─!” “본능에 몸을 맡기는 것 같지만, 이성도 꽤 남아 있어 보이고… 냄새만 빼면 확실히 장점만 가득한 것 같군.” 요시다의 공격을 피해 훌쩍 몸을 물린 사내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너무 시간을 끄는 거 아닌가? 급하다고 하지 않았더냐.” 잠시간 무언가를 고민하던 사내를 향해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던 여인이 입을 열었다.
여전히 코를 막은 채 이쪽을 향해 불만을 드러내는 여인의 모습에 사내가 쓰게 웃었다.
“금방 처리하겠다.” “악취가 점점 더 심해지니 가능한 빨리 끝내거라.” “…….”
재차 불만을 드러내는 여인의 모습에 짧게 한숨을 내쉰 사내가 곧 요시다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잠시 멈춰 선 채 숨을 고르던 요시다가 사내를 향해 이를 드러냈다.
“이쪽으로서는 더 즐기고 싶다만, 부인이 저리 말해서야… 미안하군, 자세한 정보는 이쪽에서 직접 찾아가겠다. SA랭크 급을 상대로 암시가 어디까지 통할지는 모르겠다만.” 그 목소리를 끝으로 마치 요시다가 그랬던 것처럼 사내의 몸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이전에 요시다가 일으켰던 변화보다 한층 커다란 변화였다.
반쯤 본능에 몸을 맡긴 요시다마저 경악할 수밖에 없는 변화.
아니, 오히려 본능에 몸을 맡긴 요시다였기에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변화였다.
쉬───
커다란 뱀이 오늘만 두 번째 이 지하에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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